'MZ 패션' 브랜드들은 왜 대구에 꽂혔나

입력 2023-05-25 17:48   수정 2023-06-01 19:55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 높은 패션 브랜드들이 대구를 비수도권 공략의 전초기지로 낙점하고 잇달아 ‘첫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구매력을 갖추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은 게 이들이 대구에 깃발을 꽂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F는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첫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지난 24일 대구 동성로에 열었다. 이 매장을 중심으로 리복의 유통망 전국화를 가속할 계획이다. 지난해 리복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사업을 본격화한 LF는 대구 플래그십 매장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 투자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구 플래그십 매장 면적은 약 346㎡다. 제품 판매를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이처럼 LF가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콘셉트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민 플래그십 매장을 대구에 처음 연 데에는 지방 공략 의지가 담겼다. LF 관계자는 “1970~1980년대 섬유산업 중심지였던 대구는 전통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다”며 “대구 특유의 길거리 문화가 리복의 레트로 콘셉트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대구를 거점 도시 삼아 첫 매장을 낸 패션 브랜드는 리복뿐만 아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꼽히는 ‘마뗑킴’은 더현대 대구에 국내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패션계에 화제가 됐다.

인기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보카바카’와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호텔더일마’도 더현대 대구에 첫 번째 매장을 냈다. W 콘셉트의 캐주얼 브랜드 ‘frrw’는 첫 팝업스토어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마련했다. 이 밖에 온라인숍 29CM는 더현대 대구에 오프라인 매장 ‘이구갤러리’를 열었고,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을 동성로에 준비 중이다.

젊은 패션 브랜드들에 대구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첫 번째 이유는 구매력이다. 대구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국내 백화점 가운데 최단기간인 4년11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수도권에 못지않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매출은 1조4391억원에 달했다.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모두 신세계 대구점에 입점하고, 현대백화점이 플래그십 점포 ‘더현대’를 두 번째로 대구에 연 것도 이를 고려한 조처다.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경북뿐만 아니라 경남 주요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대구가 지닌 장점으로 꼽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과 접할 기회가 적다”며 “경남·경북을 아우를 수 있는 대구 같은 도시에서 트렌드를 선점해야 비수도권 시장 전반을 공략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임차료는 수도권과 부산 등에 비해 저렴하다. 그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시장이라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를 기준으로 대구의 평균 임차료는 ㎡당 2만1700원이다. 이는 서울(5만2200원)의 41.5%에 불과하고 경기(2만6500원), 부산(2만9100원)보다 싼 수준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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